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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총장 '선천적 동성애' 인정

한국의 유력 대권 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반기문(사진) 전 유엔 사무총장이 성소수자(LGBT) 문제를 두고 "동성애는 태어날 때 그런 성향을 가질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반기문 전 총장은 귀국행 비행기에서 중앙일보 이상렬 특파원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진보주의자인가, 보수주의자인가"라는 질문에 자신을 "진보적인 보수"라고 규정하고 근거로 유엔에서의 LGBT 차별금지결의안을 예로 들었다. 반 전 총장은 "러시아를 포함해서 최소 50~60개국이 반대했다. 그렇지만, 많은 회원국이 나를 지지해서 그 결의안이 통과됐다. 소치올림픽 때 푸틴이 'LGBT는 초청도 안 한다' 했는데 제가 그걸 비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LGBT에 관해 한마디 더하겠는데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특히 종교계 계신 분이 오해가 있는데, 사람이 태어날 때 그런 성향을 가질 수 있다. 의외로 그런 사람이 많다. 신체 부자유로 태어날 수 있고, 지체 부자유도 있고, 여러 가지 성별·인종·종교 등에 관계 없이 만민이 평등하다. 인격이 보장돼야 한다. 유엔엔 예외가 없다. LGBT든 누구든. 교황님도 그렇게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이번 반 전 총장의 LGBT 관련 발언으로 인해 한국 보수 기독교계는 난감한 상황에 빠지게 됐다. 기독교계는 평소 보수 성향의 후보를 지지해왔지만, 반면 LGBT 관련 이슈에 대해서는 거세게 반발을 해왔다. 지난 2013년 반 전 총장이 동성애 옹호 발언을 하자 한국 내 50여 기독교 단체가 "동성애 왜곡 발언 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한 교계 관계자는 "보수 기독교계가 진보 진영의 후보를 지지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평소 가장 민감해하는 동성애 이슈에 대해 이를 지지하는 반 전 총장을 지지하는 것도 애매할 테니 매우 난감한 상황일 것"이라고 전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

2017-01-16

[뉴스 속으로] 꼼수 부리다 함정에 빠진 반주현씨

경남기업 '랜드마크72' 뇌물 공모 사건 전말 공식 매각 계획 대신 '비선' 활용하려 뇌물 준비 초대형 매물 맡고도 비정상 행태 의혹투성이 해리스에 속자 e메일 위조해 거짓 해명하기도 외국 관리에게 뇌물을 주려한 혐의로 기소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조카 반주현(38·미국이름 데니스 반)씨는 이번 경남기업 ‘랜드마크72’ 뇌물 공모 사건의 주도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정상적인 매매 경로 대신 뇌물이라는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계약을 성사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뇌물 음모를 설계한 사기꾼에 의해 오히려 사기를 당하고 말았다. 꼼수를 부리려다 함정에 빠진 격이다. 검찰에 따르면 반씨가 랜드마크72 매매 건에 정식 중개인으로 채용된 건 2013년 초쯤이다. 심각한 자금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던 경남기업이 건물 매각을 결정하고 당시 고문이던 반기상씨의 추천에 따라 뉴욕의 대형 부동산 중개업체에 근무하던 반주현씨와 그가 근무하던 부동산 중개업체 ‘콜리어스’에 건물 매매를 의뢰한다. 이후 반씨는 같은 해 3월 지인의 소개로 말콤 해리스라는 인물을 만난다. 이때 해리스는 한 중동 국가의 왕족과 친분이 있다며 해당 국가의 국부펀드를 통해 건물을 매입하도록 연결해 주겠다고 장담한다. 그리고 반씨는 계약이 성사되면 커미션의 일부를 해리스에게 주겠다고 약속했다. 기소장에는 국가명이 명시돼 있지 않지만 한국 언론 등을 통해 카타르로 알려져 있다. 이 과정에서 왜 반씨가 직접 카타르 투자청이나 국부펀드 측에 연락을 취해 공식적인 건물 매각 제안을 하지 않았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만 검찰은 기소장에서 “반씨는 랜드마크72 정도의 큰 규모 건물을 매각한 경력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반씨와 해리스 사이에 본격적인 뇌물 공모가 시작된 건 2014년 초쯤으로 보고 있다. 반씨가 해리스를 통해 카타르의 고위 관리에게 매매 계약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담긴 서한까지 전달했지만 전혀 진전이 없자 반씨의 독촉이 시작되면서부터다. 해리스가 카타르 고위 관료가 뇌물을 요구한다고 반씨에게 알렸고, 반씨는 아버지를 통해 경남기업 측에 뇌물 준비를 주문한다. 처음엔 착수금 25만 달러에 계약 만료 후 성사금 75만 달러였지만 이후 해리스의 음모에 속아 반씨는 착수금 50만 달러에 성사금 200만 달러라는 뇌물 공여를 약속한다. 그리고 2014년 4월, 경남기업은 반씨가 이직해 근무하던 새로운 부동산 중개업체 은행계좌로 각각 41만 달러와 9만 달러를 차례로 송금한다. 그러나 이 자금을 뇌물로 바로 꺼내 쓸 수 없었던 반씨는 동료이자 이번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체포된 존 우씨의 도움을 받아 우씨의 지인으로부터 50만 달러짜리 수표를 발행토록 한 뒤 이 수표를 해리스의 회사로 알려진 ‘뮤즈크리에이티브LLC’라는 업체의 계좌로 입금한다. 여기까지가 기소장에 명시된 반씨와 해리스 사이에 오고간 ‘거래’의 전말이다. 이후 해리스는 잠적했고 반씨로부터 받은 돈으로 고급 식당과 호텔 등에서 썼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카타르 국부펀드나 카타르의 고위 관리 등 해리스가 반씨에게 한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것. 반씨가 해리스의 농간에 완전히 속은 것이다. 반씨는 이런 상황에서 경남기업 측에는 매매 계약이 임박했다고 속였다. 카타르 고위 관료의 e메일까지 위조해 경남기업 측을 안심시키는데 급급했다는 것이 검찰의 지적이다. 신동찬 기자 [email protected]

2017-01-11

반기문 “이 한몸 불사르겠다"

대선 출마 의지 공식 표명 (합동취재 [email protected])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출마 의지를 공식 표명했다. 반 총장은 20일(현지시간) 유엔 본부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국민이 원한다면 대선 출마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유엔 사무총장을 역임하면서 보고 배우고 느낀 것이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제 한 몸을 불살라서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국민의 뜻이 가장 중요하다”며 “미력한 힘이지만, 국가 발전과 국민 복리증진을 위해 도움이 된다면 몸을 사리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반 총장은 그러나 대권 도전 일정과 방법 등에 대해선 “정치라는 것이 혼자 할수 있는 것은 아니고 수단과 비전이 있어야 한다”면서 “어떻게 하느냐는 귀국후 각계 국민들 말씀을 들어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반 총장이 대권 도전 의사를 사실상 공식화함에 따라 대선주자들간 대권 경쟁이 조기에 본격화할 전망이다. 반 총장은 특히 “국민이 없고 나라가 없는 상황에서 무슨 정당이 중요하고 정파가 중요하냐”“비박, 친박 이런 것이 왜 필요한지 알수 없다”“국민들의 실망감과 좌절감 등은 지금 현재 정치를 하고 계신 분들에 대한 불만을 나타낸다” 등으로 기존 정치인들의 정파 정치ㆍ계파 정치를 강력히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제까지 제 자신을 낮추고 사적인 생활은 없었다고 말씀드린다. 저는 어떤 누구와도 이야기할수 있다”며 기성 정치와 자신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반 총장의 이런 언급은 친박이나 새누리당에 얹혀 가기보다 기성 정치권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정치혁신 세력을 규합하겠다는 구상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 총장은 또 자신이 노무현 대통령 묘소 참배를 늦게 한 것을 두고 ‘배신’이라는 지적이 나오는데 대해 “평생 살면서 배신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그것은 나에 대한 인격 모독”이라고 반발했다.

2016-12-21

반기문, 대선 출마의사 '강력 시사'

오는 31일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마치는 반기문(사진) 총장이 대선 출마의사를 강력하게 시사했다. 반 총장은 20일 뉴욕주 맨해튼에 있는 뉴욕총영사관에서 열린 한인 동포들과의 이임 다과회에서 "지금 우리가 여러가지로 어려운 과정에 있다는 것은 여러분들도 공감할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해결하느냐 방법을 찾는 것이 정치.사회 지도자들이 풀어나가야하는 것"이라며 "내년 한국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국가에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는가 깊이 고뇌를 해서 저의 역할이 있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제 몸을 사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무총장을 하면서 전세계 지도자들에게 '당신 국민들의 진심과 염원이 무엇인지 알도록 소통해라. 정치적.개인적 욕심이나 이해관계 다 내려놓고 화합을 위해 노력하라'는 이야기를 늘 해 왔는데 이제는 이것을 내가 실천하겠다. 국민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늘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내년 1월 중순쯤 한국에 귀국한다는 계획이다. 반 총장이 강력한 대권 도전 의사를 내비침에 따라 대선 구도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다과회에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뉴욕협의회와 뉴욕한인직능단체협의회, 재외동포재단 관계자 등 뉴욕과 뉴저지, 커네티컷, 델라웨어 등에서 70여 명의 한인들이 참석해 한국으로 돌아가는 반총장을 위로했다.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특수한 위치상 한인들을 자주 만날 수가 없었지만 워싱턴DC 총영사 등을 역임하며 한인 동포들의 애환과 즐거움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승재 기자

2016-12-20

"물불 가리지 않고 이 한 몸 사르겠다"

오는 31일 임기를 마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출마 의사를 강력하게 시사했다. 반 총장은 20일 맨해튼에 있는 뉴욕총영사관에서 열린 한인 동포들과의 이임 다과회에서 "지금 우리가 여러 가지로 어려운 과정에 있다는 것은 여러분들도 공감할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해결하느냐 방법을 찾는 것이 정치.사회 지도자들이 풀어 나가야 하는 일"이라며 "내년 한국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서 어떻게 하는 것이 국가에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는가 깊이 고뇌를 해서 저의 역할이 있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제 몸을 사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무총장을 하면서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당신 국민들의 진심과 염원이 무엇인지 알도록 소통해라. 정치적.개인적 욕심이나 이해관계 다 내려놓고 화합을 위해 노력하라'는 이야기를 늘 해 왔는데 이제는 이것을 내가 실천하겠다. 국민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늘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내년 1월 중순쯤 한국에 귀국한다는 계획이다. 반 총장이 강력한 대권 도전 의사를 내비침에 따라 대선 구도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다과회에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뉴욕협의회와 뉴욕한인직능단체협의회, 재외동포재단 관계자 등 뉴욕과 뉴저지, 커네티컷, 델라웨어 등에서 70여 명의 한인들이 참석했다.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특수한 위치상 한인들을 자주 만날 수가 없었지만 워싱턴DC 총영사 등을 역임하면서 접한 한인 동포들의 애환과 즐거움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랑스럽게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엔 사무총장 10년을 하면서 한국 국민들과 한인 동포와 유엔을 연결시키려고 노력을 했지만 일체감을 찾기가 어려웠다"며 "유엔이 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여러분들과 나라의 경제.사회 발전, 인권신장 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크게 미치고 있다"고 유엔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을 촉구했다. 또 "글로벌 비전을 어떻게 모든 계층이 다 함께 향유해 나갈 수 있는지 고민할 때"라며 "이제는 나도 시민사회 구성원으로서 나름대로의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서승재 기자 [email protected]

2016-12-20

'미국 엄마'가 사랑한 '한국인 아들'

오늘(11일)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는 반기문(72) UN 사무총장이 현지에서 '미국 엄마'와 재회한다. 경제 전문 매체 '쿼츠(Quartz.com)'는 반 총장과 그가 서부를 방문할 때마다 잊지않고 찾는 '미국 엄마(American Mom)' 리바 패터슨(99)여사와의 각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54년전 1962년 8월이다. 18세였던 '충주고 3학년 반기문 학생'이 난생 처음 미국 땅을 밟았을 때다. 미 적십자사가 주최한 전국영어경시대회에서 1등을 차지해 '외국인 학생초청프로그램(VISTA)' 교환학생으로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당시 1주일간 반 총장을 돌봐준 민박집 아주머니가 패터슨 여사였다. 반 총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식 석상에서 "외교관의 꿈을 키우게 해주신 분"이라고 패터슨 여사에게 고마움을 표시해왔다. 매체는 54년 전 에피소드들을 소개했다. 반 총장은 잠들 때마다 '민박집 엄마(host mother)'가 담요를 따뜻하게 덮어주던 일을 잊지 못했다. 또, 민박집 엄마는 쌀을 사서 밥을 하려는데, 햄버거가 더 좋다고 했던 반기문 학생을 떠올렸다. 패터슨 여사는 "유엔총장이 됐지만, 그는 여전히 내 아들"이라고 한국 아들에 대한 변하지 않는 사랑을 표현했다. 반 총장은 외교통상부 장관 재임 시절인 지난 2005년 43년만에 패터슨 여사와 한국에서 해후했다. 패터슨 여사는 인천공항으로 직접 마중 나온 반 총장 부부를 끌어안으면서 눈물부터 흘렸다. 반 총장은 2007년 유엔 총장에 당선된 직후 패터슨 여사에게 전화로 소식을 알리고 샌프란시스코로 날아와 직접 인사하기도 했다. 지난해 유엔 창설 70주년 기념식에도 패터슨 여사와 가족들을 초청한 바 있다. 반 총장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제리 브라운 가주 주지사와 만나 기후변화와 관련된 현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구현 기자 [email protected]

2016-08-10

[열린 광장] 왜 하필 정치판인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의 대선에 나설 뜻을 비추자 기쁘기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그의 반듯한 이미지가 정치 참여로 망가질까 걱정해서다. 나름대로 자기 분야에서 성공했고 국민의 존경을 받아오던 인사들이 정치판에서 망가진 게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의 신화로 불리던 정주영씨는 어느 날 갑자기 정계에 진출해 통일국민당을 창당해 대권에 나섰다가 실패했다. 그후 회사가 세무조사를 받는 등 사업의 위축을 가져왔고 "정치와 사업은 다르다"라는 말을 남기고 정치를 떠났다. 깨끗한 이미지의 유명 경제학 교수는 주위의 부추김을 받아 정계에 나섰다가 별 신통한 결과도 못 남기고 제자들과 국민의 신망만 잃었다. 독재정권 시절 독재에 대항해 할 말을 하다가 옥고도 몇 번 치렀던 모 교수는 현실정치에 참여해 정치판을 바꿔보겠다고 힘쓰다가 쌓아온 명성에 금만가고 그 뒤 뚜렷한 활동을 못하고 있다. 그는 '정치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라는 의미 있는 말을 남겼다. 유엔 사무총장은 세계의 대통령으로도 불린다. 그런 명예로운 일을 하는 분이 한국의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한 번 생각해 보았다. 국가 대통합을 이뤄 통일을 달성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거창한 꿈의 이면에는, 혹시 지금의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국민의 인기와 여당에 뚜렷한 대권주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 그를 유혹한 것은 아닐까? 더욱이 야권을 둘러봐도 국민의 열망에 부응하는 대권주자가 확실히 부상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를 자극했을 수도 있겠다 싶다. 유엔 사무총장이란 직위는 권위만 있지 실질적이 권력이 없는 관계로, 대권주자라면 국민에게 그의 능력을 입증해 보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여러 개다. 국민에게는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고 경제를 활성화시켜 민생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권력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쟁취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권 과정에서 그의 반듯한 모습이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점이 우려가 된다. 우선 당내 경선을 치르자면 상대를 꺾어야 할 것이고 꺾기 위해서는 점잖은 방법만으로는 안 되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고도 대선에서 처절한 싸움이 예상된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도 대통령이 안 되면 그 뒤는 어떻게 될까? 남는 건 상처난 명예와 좁아질 운신의 폭이 란 생각이 든다. 굳이 대통령이 아니더라도 유엔 사무총장이 퇴임 후에 경험을 살려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본다. 기아문제, 인권문제, 난민구호, 평화유지, 기후변화문제 등 인도주의적 문제에 힘을 쏟을 수 있을 것이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전임 코피 아난은 정치적 중립을 갖고 있고 국제적 신망을 얻는 전직 국가수반, 국제기구 수장, 평화, 인권운동가들과 함께 활발히 인도주의적 활동을 하여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근현대의 우리 역사를 돌아볼 때 존경할 만한 인물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 점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괜찮은 인물이다 하면 정치에 몸담아 구겨지는 모습을 여럿 보았다. 한국인 최초이며, 동아시아 최초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정치판에 뛰어드는 모습을 근심 어린 눈으로 지켜본다.

2016-06-02

"반기문 총장은 존재감 없는 역대 최악"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오는 25일 방한을 앞두고 국내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평가와는 달리 외신들은 반 총장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쏟아내고 있다. 노컷뉴스, 머니위크 등이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1일 최근호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실패한 총장이자 역대 최악의 총장 중 한 명'이라고 규정하며 혹평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차기 유엔 사무총장 선출 문제를 다루며 "파리기후 협정 합의를 이끌어 낸 것은 성과"라면서도 "하지만 지나치게 의전에 집착하고 임기응변에 약하다"면서 이 같이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말을 잘 못하고 절차에만 집착하고 현안에 대한 빠른 대처 능력이나 업무 깊이도 부족하다. 임기 9년이 지났는데도 '점령' 같은 논란이 되는 용어를 쓰는 실수도 했다"고 비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코피아난 등 전 총장들과 비교해서도 "강대국들에 맞서는 것을 싫어한 가장 활기 없는, 최악의 총장 중 한 명"이라고도 했다. 또 "반 총장은 우수한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물이 아니라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 5개국이 특별히 반대할 이유가 없는 무난한 사람이었다"면서 후임 총장은 그런 사람이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면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후보로 나선다면 공개적으로 지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다른 외신들도 반 총장에 대해 '존재 없는 인물'로 평가하며 낮은 점수를 줬다. 뉴욕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반 총장이 중요한 국제 현안에 대해 제때 필요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며 "힘없는 관측자" "어디에도 없는 남자"라는 별명을 붙였다. 뉴스위크도 "핵 확산의 위협이나 난민위기에도 관심을 표시하지 않은 반 총장 덕분에 UN은 유명무실한 존재로 전락했다"고 평가했고,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반 총장은 서구의 이해를 받지 못할까봐 두려워했다"며 소신있는 정책을 펴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2016-05-23

[서소문 포럼]반기문 총장이 남은 임기에 할 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속마음에 대권욕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는 대선에 나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사무총장 직무에만 충실하겠다"는 답만 한다. 대선에 절대 나가지 않겠다고 딱 부러지게 말한 적이 없다. 물론 반 총장 스스로 독자적인 정치세력을 만들어 대권에 도전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새누리당이나 새정치민주연합이 단일 후보로 추대하면 대선에 나갈 수 있다는 속내는 감추기 어렵다. 시황(市況)도 반 총장에게 나쁘지 않다. 이미 강력한 후보군이 존재하는 새정치연합보다는 마땅한 후보가 없는 새누리당 특히 친박계가 그에게 러브콜을 던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기회만 생기면 반 총장을 만나는 게 그런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비박계도 가만있지 않는다. 김무성 대표가 반 총장을 업고 집권하는 꿈을 꾸고 있다는 소문이 들린다.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통해 반 총장을 국가원수에 앉히고 자신은 국정의 실권을 쥔 총리에 오르는 모델이다. 야당 비노계도 반 총장을 놓고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반 총장을 대선 후보로 영입해 충청과 호남을 묶어 제2의 DJP 연합으로 집권하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반 총장이 대선 후보에 오르는 것과 당선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지금은 유엔 사무총장이란 극대화된 이미지를 누리고 있지만 지지층의 구조는 취약하기 짝이 없다. 이미지 정치로 대선 후보 반열에 오를 수는 있지만 자기 생각을 밝히는 순간 가상적 지지도가 폭락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그런 만큼 반 총장이 2017년 대선 가도에 나서려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하나는 자신의 문제고 다른 하나는 그를 둘러싼 측근들의 문제다. 먼저 측근들 문제는 명확하다. 금융권 출신인 친동생 기상씨가 건설업자 성완종의 경남기업에서 7년 가까이 고문을 지낸 것 자체가 폭탄이다. "고문으로 간 직후 경남기업이 워크아웃 들어가는 걸 보고 이래서 와 달라고 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잘나가는 회사는 이렇게 고문을 영입하지 않는다. 왜 관피아 관피아 하겠느냐"는 기상씨의 고백에 모든 게 들어 있다. 반 총장은 대권에 앞서 유엔 사무총장의 명예를 위해서도 제2 제3의 성완종이 친인척에 접근하는 걸 막아야 한다. 성인인 동생이 하는 일을 어떻게 막느냐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노무현.이명박도 그런 논리로 형제들의 일탈을 방치하다 신세를 망쳤다. 반 총장 본인의 문제도 명확하다. 꽃가마 타고 대권을 거져 먹겠다는 꿈은 확실히 버려야 한다. 대권은 본인의 권력 의지가 없으면 절대 얻을 수 없다. 핵전쟁을 벌여서라도 이기겠다는 야수적 본능이 필수다. 그게 없다면 여당에서 아무리 만장일치로 '무경선 추대'를 결정해도 절대 받으면 안 된다. 반 총장이 남은 임기 안에 유엔 역사에 남을 업적을 세우고 대권 후보로서 존재감도 부각할 카드는 북한이다. 반 총장도 그걸 알고 있기에 지난달 개성공단에 들어가려다 북한의 전격적인 초청 철회로 좌절됐다. 몰상식의 극치인 북한의 광태(狂態)가 문제의 근원이지만 미국과 국내 보수세력을 지나치게 의식해 냉탕과 온탕을 오간 반 총장 본인의 탓도 크다. 개성 방문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장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비판하고 개방을 촉구하니 김정은이 "받아서 득 될 게 없다"고 틀어버린 게 아니겠는가. 반 총장이 정말 북한과 교신하고 싶다면 평양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진정성 있게 다가가야 한다. 외교는 결국 상대방 마음을 사는 것이다. 개성공단을 건드리며 변죽만 울리지 말고 평양 방문으로 정면 승부를 해야 한다. 안보리 대북 제재를 그대로 따르는 종속적 행정가가 아니라 독립된 유엔의 수장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해 껴안는 모습을 보인다면 북한의 얼어붙은 마음도 녹을 수 있다. 그러면 미국도 평양과 대화를 거부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앞으로 대권 후보 기근 현상이 계속될수록 반기문 대망론은 각광받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은 반 총장 본인의 권력 의지의 문제다. 남은 임기 동안 유엔 사무총장의 본분에 충실하면서 바람에 흔들리는 가지에 휘둘려 길을 잃지 않는다면 그에게도 기회가 올지 모른다. 강 찬 호 한국 중앙일보 논설위원

2015-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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